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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마토 카레의 추억
    카테고리 없음 2022. 3. 31. 23:23

    1. 주변에 카레 스페셜리스트인 일본분이 둘 있는데 이분들이 만드는 카레엔 반드시 토마토가 들어간다.

    2. 친구의 어머니는 누군가를 초대하고 대접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라 내가 그 지역에 갈 때마다 자리를 마련해서 꼭 홈파티를 열어주신다. 이분 요리는 다 엄청나게 맛있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건 물 없이 끓이는 카레이다.

    뿌리채소를 차퍼로 잘게 다져셔 준비.
    양파는 길게 썰어서 카라멜라이즈 함
    닭다리를 꼭 뼈째로 준비해서 넣음.(닭육수가 우러나게)
    물 대신 토마토를 넣어서 수분 보충.
    압력솥에 끓이는데 이렇게 하면 숟가락을 대자마자 닭다리살이 뼈로부터 스스르 분리될 정도로 부드럽고 맛있게 익는다고 함.

    사실 이 카레의 정확한 레시피가 너무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는데 카레루를 4~5가지 믹스해서 준비...까지만 듣고 바로 포기함 ㅋㅋ큐ㅜㅜㅠㅠ 카레루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건 아닌 것 같았다. 맛은 나카무라야 카레랑 무척 비슷한 느낌인데 그보다 서너배는 더 맛있었음. (물론 나카무라야 카레도 엄청나게 맛있습니다)


    3. 친구네 교회에 가끔씩 예배를 드리러 가는데 이 교회의 목사님은 늘 예배 후 식사 시간에 직접 만들어둔 카레랑 샐러드를 내주신다. 내가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하면 카레가 남을 일이 없다. 남은 건 다 내 뱃속으로 들어가니까... ^^; 진짜 너무 좋아함.

    한번은 만드는 비결을 물어봤더니 크게 특별한 건 없고 카레 6인분 당 큰 토마토 하나를 껍질 벗겨 넣는다고 했다.

    4. 오늘 집에 감자랑 당근이 있길래 하우스 바몬드 카레를 사다가 토마토 카레를 만들어봤다.

    버터가 없어서 포도씨유로 난생 첨 양파 캬라멜라이징도 해봄. 양파가 갈색이 나도록 볶는다는 건... 진짜 식탐이 대폭발하는 다이어터만이 가능하지 않을까싶다. 완전한 갈색이 나지도 않았는데도 30분 볶고 포기함. ㅎㅎ

    양파를 건져낸 후 감자 당근 닭가슴살 넣어 감자가 반쯤 투명해질 때까지 달달 볶기.

    물 850미리와 방울 토마토 10개 반자른 것. 볶아둔 양파를 붓고 감자가 다 익을때까지 중불로 끓이기.

    감자가 익은 후 불을 끄고 하우스 바몬드카레 약간 매운맛 넣어서 풀어주고 다시 십분 약불에 졸여줬다. 보통 이단계에서 토마토는 다 풀어져서 형태가 사라짐.

    그렇게 완성한 카레는 정말로 그리운 맛이 나서 .. 오늘따라 두분 생각을 무척 많이 했다. 직접 만들어보니 한시간이 넘게 걸리고 눌어붙지 않도록 쉬지않고 계속 저어줘야 하더라. 이런걸 매번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어주신 두분의 애정이 생각나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탄수화물 오버이팅은 생각도 나지 않을만큼 ^^

    5.
    다 어머니 요리지만 저 위에 계란 올라간 비빔국수랑 해물파전은 내가 만들었다. 비빔국수 만드는데 고춧가루가 필요하다 했더니 저 집 고춧가루통 사이즈가 식탁용 후추통만 하더라.. 비빔국수 5인분 만들려면 고춧가루가 150그램 필요한데요 하니까 거짓말하지 말라곸ㅋㅋㅋ 음식에 고춧가루를 그렇게 많이 넣다니 말도 안된다곸ㅋㅋㅋㅋㅋ 결국 재료 부족으로 허연 비빔국수가 되어버림...

    너는 참 좋겠다 이렇게 맛있는 걸 매일 먹을 수 있어서...라고 했더니
    옆에서 듣던 어머님은
    리아짱 받는 기쁨도 좋은거지만 만들어주는 기쁨도 큰거야. 그런 의미에서 결혼은 정말 좋은거란다. 받는 것보다 주는걸 잘하는 사람이 되거라
    라고 하셨다...


    저 식탁에 다 같이 둘러앉아 식사기도 드리고 온종일 음식 먹으며 수다도 떨고 피아노 칠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다 같이 찬송가도 부르고 선물로 가져온 디저트도 나눠먹고 부항도 뜨고(ㅋㅋㅋㅋㅋ) 그러다 막차가 끊어질랑 말랑 할 때쯤 서둘러서 일어나면 어머니가 다들 차에 태워서 역까지 데려다 주셨다.

    저 때만해도 앉은 자리에서 카레를 3접시씩 먹었어도 살 찌는 건 한번도 걱정한 적이 없었어서 그때가 더 그리운 건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다들 정말로 너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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