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개 수술했어요.

개 키우면서 너무 안타까깝고 슬픈 점.

난 아직 젊어서 노화가 일으키는 질병이 어떤건지 그게 얼마나 아픈건지를 경험적으로 알 수 없는데 얘는 몇년전만 해도 아기였다가 몇년후에 훌쩍 청년이 됐다가 몇년만 지나면 쏜살같이 노령견의 세계로 가버리는 것. 강아지 관절염, 심장병, 기관지협착 등등이 다 노화로 인한 질병들인데 난 아직 저게 얼마나 아프고 힘든건지를 모른다는게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움...

 

얼마전 우리 개는 소형견들이라면 누구나 흔하게 받는 슬개골 탈구 교정수술을 받음. 심장병 있는 노령견이라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진짜 패닉상태가 되어서 내가 아는 모든 지인들에게 기도 부탁했던 것 같다 ㅠㅠ

 

사실 심장병도 발병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한달 전 슬개골 상담 받으러 간 1차 전문병원에서 의심 소견을 받아서.. (나 이때 그 소리 듣고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밤마다 울었음)
심장초음파 받으러 다시 2차 병원을 찾아서 이리뛰고 저리 뛰느라 한달간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음.

 

슬개골 덕분에 심장병을 초기에 발견 가능했으므로 지금 돌이켜 보면 너무 감사한 일이다. 심장병은 초기에 발견해서 죽을때까지 강심제를 먹이는게 최선의 치료 방법인데... 보통 진행이 많이 되어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슬개골 수술 당일에 다른 응급환자 생겨서 수액을 4시간이나 맞으며 대기타야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술 잘 끝났고 마취도 잘 깨고.. 잘 견디고 바로 지금 무사한 것이 살아있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애 무사히 마취 깬 거 확인하고 겨우 안심하고 담당의 설명 듣고 입원 수속 밟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 손에는 수술비 청구서만이 남아있었는데(참고로 이건 수술비 청구서이고 입원비는 별도임...^^)

 

단 두장의 에이포용지에 이 세상의 혹독함과 냉혹함이 다 들어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