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ひよっこ(스포 있음)TV 2023. 4. 8. 02:50
며칠 내내 이 드라마를 달리는 중이고 지금은 93회를 보고 있다.
이바라키 깊은 산골의 오쿠 이바라키 무라. 자기가 나고 자란 고향을 한번도 떠나려 해본 적 없는 이 밝고 착한 처녀는 도쿄에 일하러 가신 아버지가 행방불명 되는 바람에 아버지를 대신하여 가장 노릇을 하기 위해 씩씩하게 도쿄로 상경한다.
그러나 다니던 공장은 불황으로 도산하고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정든 입사 동기들과 눈물의 이별을 하고 거처를 옮겨 마침내 멋지고 훌륭한 시마타니란 청년을 만나 알콩달콩한 첫사랑을 진행 중이지만, 미네코는 결국 시마타니와 결혼하지 못할 것이다. 미네코의 사랑은 거짓과 배신이 없는 세계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세계엔 선량하기 그지없는 사람들 뿐이며 모두가 지극히 겸손하다. 겸손하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함에 있어서 자괴감이나 수치심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이 곳의 인물들은 모두 모두 자기의 속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표현하며 살아간다. 쇼고상을 처음 만나고 5분도 지나지 않아 "첫눈에 반해버렸어요, 당신에게"라고 모두의 앞에서 고백하는 아이코상 처럼. 누군가를 경멸하거나 증오하는 감정은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시마타니는 부유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예의바른 청년이다. 너와 미네코에게는 신분의 차이가 있으니 이루어지기 어려울 거라는 집주인의 조언을 듣고 요즘 세상에 그런게 어디있냐고 항변하지만 집주인은 그런건 백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한다.
이 착하고 겸손하고 예의바른 청년은 결국 그 누구도 상처입힐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미네코는 자기와 자란 환경이 가장 비슷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편한 히데와 결혼하겠지(물론 더 이상의 새로운 연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모든 인물들 사이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고, 한결같이 선량함과 따뜻함으로 타인을 대하고... 태어나서 한번도 상처 받은 적 없는 것처럼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단순히 드라마일 뿐이라지만 솔직히 이런건 너무 소름끼친다. 마치 밀림의 정글 한가운데에서 자연에는 존재할 수 없는 인공적인 색을 보는 것 같다. 프렌즈도 이정도는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