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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로그를 잘 안하는 이유Journal 2025. 2. 22. 15:22
집 바로 앞에 도서관이 생겨서 요즘 매일 도서관에 간다.
하루에 단 서너시간만이라도 핸드폰을 안보고 있을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뇌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는 느낌.
어릴 때에 비하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책 한권을 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에 한챕터 읽기도 버겁다. 작년말부터 여러권을 끝냈는데 너무 좋아서 다시 한번 더 읽고싶은 책들도 수두룩하다.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다. 나는 지금까지 이런 이야기를 함께 나눌 사람이 필요했구나. 비록 내 곁에 사람은 없지만 책이 주어져서 감사하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주어져서 감사하다.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심에 감사하다. 멀쩡한 눈으로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무엇보다도 이런 행복한 인생이 주어진 것이 감사하다.
이래서 인간에게는 은혜가 필요한 것이라고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은혜는 나의 욕구가 충족되는 것이 아니다.
넘치도록 채워지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간의 결핍을 깨닫는 것이 은혜이다. 지하감옥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 일평생 모르고 살아갈 것이고 그에 대한 갈망을 느끼지도 못할 것이다.
알수 없는 힘에 의해 빗장이 부서지고 바깥세상으로 해방된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신선한 공기와 햇살의 충만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 진정한 해방과 자유를 누리는 것. 나는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어주시는 은혜라고 생각한다. 내가 필요로 했는지도 몰랐던 갈망이 채워진다. 그리고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삶을 살아간다. 이것이 크리스천의 인생이다.
은혜가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게 되고부터 나는 외로움을 덜타게 되었다. 이제 나는 충동구매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지도 않고, 나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지도 않고, 사람에게 기대고 싶지도 않고, 누구에게 뭐라도 말하고 싶은 답답한 감정이 수시로 불쑥불쑥 솟아 오르지도 않는다. 나는 충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