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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 메이커와 결혼Journal 2022. 12. 23. 09:29
1. 원래는 친구 집에 일박이일을 머물 예정이었는데 예상외의 복병이 나타나 하루를 더 묵었다. 그 정체는 브레드 메이커이다.
결혼 선물로 이 머신을 받은 후부터는 더이상 빵집에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맛을 보니 과연 칭송할만한 맛이었다. 그래서 아침을 한번 더 대접받고자 하루 더 묵음.
쌀가루, 비지 등등 재료면에서도 다양한 어레인지가 가능하다고. 그런데 확실히 비지를 넣은 빵 보다는 그냥 밀가루로 만든 빵이 맛나다. 칼로리는 맛의 척도라더니...토스트한 빵에 버터만 올려먹어도 맛나지만 (갓 구운 걸 썰어서 모양이 찌그러짐)
그 위에 이런 무시무시한걸 올려먹기도 한다. 그냥 버터에 그을릴때까지 구운 바나나이다. 껍질이 검어진 바나나를 반 갈라서 버터를 듬뿍 넣고 구워주기만 하면 됨.
버터 넣어 반죽한 빵을 토스트한 후에 버터를 듬뿍 바르고 다시 버터에 구운 바나나를 올려먹는 대환장 버터파티.
이틀간 버터에 하루 식빵 네 쪽을 올려먹고(과장이 아니라 저렇게 먹는게 이집 룰이라고 함) 살이 포동포동 쪄서 왔다.친구 신랑은 사모아인 답게 뉴질랜드산 유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이건 추천 받은 버터인데 한국갈 때 이걸 꼭 사가라고 몇번이나 권하던지... 한국은 저런 맛있는 빵이 거의 없어서 버터 사봤자 무쓸모야. ㅠㅠㅠ
2. 일본에 세이코상이 없어서 너무 섭섭하고 쓸쓸했는데 대신 세이코의 딸과 사위가 나를 피둥피둥 살찌우고 있다.
세이코상 주특기는 요리도 요리지만 엄청 청결한 집에 적당한 가격대의 센스있는 장식품을 적재적소에 세련되게 배치하는 것인데 (이거 별거 아닌것 같아도 고민없이 물건을 늘어놓다 보면 집이 엄청 지저분하고 촌스러워짐) 이번에 놀러가본 신혼집이 본가랑 비슷한 느낌이 나서 정말 놀랐다. 그 엄마에 그딸이구만요. 난 틀렸어 아마 안될거야.....
3. 세이코상이랑 영상통화. 20분 내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결혼 강요 당함...
-혼자보다는 둘이 좋다니까!
-둘이 좋은데 아버지는 지금 일본에 혼자시네요.
-쟤 결혼한 거 봐! 완전 좋아보이잖아!
넌 결혼하는거 절대로 싫다고 못박아놓는게 문제야!
-(애써 화제 전환) 이번에 월드컵 봤어요?
-나 진짜 목숨 걸고 봤어! 메시 우승해서 너무 기뻐!
-한국 주장 알아요? 페이스 가드 쓰고...
-알아알아!
-너무 멋져서 요즘 그 사람 골 넣는 거 밖에 안봐요.
-이상을 너무 높게 잡지 말아!
-(아니라고)
진짜 잔소리 엄청남. 세이코상 너무 좋아하지만 우리엄마가 아니라 진짜 다행이야....'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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