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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도 없는데 사위가 생김
    Journal 2023. 8. 20. 09:42

    드디어 소스케를 만났다.

    소스케는 여름방학에도 주5일을 학원에 매여 사느라 공사가 다망하다.

    석달 사이에 키도 엄청 크고 발 사이즈도 벌써 240이다. 아마 연말에 오면 나보다 더 키가 클듯하다.

    예전에 소스케한테 이모도 소스케같은 아들 있었으면 좋겠어~ 란 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따뜻하게 안아주더라.

    참고로 소스케는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안아달라고 하는 교회사람들을 한번도 거절한 적이 없는 애이다. 아무리 곰살 맞은 성격이라도 초등학교 3학년 쯤 되면 안아달라는 걸 싫어하거나 부끄러워할법도 한데 정말 한결같이 다정하다. 남자애가 저러는 건 정말 한번도 못봐서 전부터 진짜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4학년이 됐으니 옛날처럼 안아주진 않겠지 기대도 안했는데 자기가 먼저 안아줘서 정말 깜짝 놀랐다. 세상에 이런 남자애 정말 드물지 않나요...?

    소스케에겐 3살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내가 소스케만 너무 좋아하는 티를 내면 섭섭해할까봐 소스케보다 우선해서 돌봐주고 놀아주는 편이다.

    어린애가 하는 일본말은 주제가 어디로 튈지 몰라 알아듣기가 무척 어려운데 내가 여동생의 말을 못알아들어서 고민하고 있으면 멀리서 그림 그리며 혼자 놀던 소스케가 자기 놀거 놀면서도 우리 대화를 다 듣고 있다가 통역해주거나 여동생이 말하는 캐릭터가 어떻게 생긴건지 검색해서 보여준다... 다시 말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대학교 4학년 아님.

    아무튼 나는 얘가 정말 너무너무너무 이뻐서 무심코 이런 말도 했다.

    소스케 이모가 딸 낳으면 장가올래? 이모랑 똑닮은 딸.

    그랬더니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응!
    해주는 것이다.

    그러고 좀 있다가 등뒤로 오더니 꼭 안아줌...

    5월에 만났을 때 나도 소스케 같은 아들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던것을 기억해주고 나름대로 저렇게 마음을 써주는 것이다. 난 진짜 살면서 저런 섬세하고 다정한 남자애를 처음 봤다.

    참고로 소스케 엄마는 자기 아들이 뭐가 그렇게 특별한지 전혀 모르고 살다가 둘째를 낳아보고 나서야 쟤는 대체 왜저래??????? 를 입에 달고 산닼ㅋㅋㅋㅋㅋ 소스케 낳아 기르면서 어린애들은 다 저런 줄 알고 살다가 둘째를 기르면서 받은 충격이 어마어마하다고... 사실 둘째는 그냥 평범하게 얌전한 여자애이다 ㅎㅎ 난 애들이랑 있으면 귀가 너무 아파서 30분 이상 같이 놀지를 못하는데 이집 애들은 너무 얌전해서 온종일 같이 있어도 암시롱임.

    아무튼 소스케 이모 이제부터 간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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